반 쪽 만으론 진리일 수 없어 ('하나' 되는 理致)
무릇 종교는 세상의 '착한 사람' 을 가르친다.
언필칭 '善行' 을 주장한다. 또한 '사랑, 자비... 용서' 를 부르짖는다.
늘 부대끼고 복닥거리는 세상에서 종교의 가르침대로 살아 간다는 것은 링 위에 올라간 권투선수의 두 팔을 묶어 놓은 채 상대선수와 싸우라는 말과 같은 얘기가 된다. 상대방은 온갖 술수와 기술을 거침없이 부리는데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행함) 나는 '惡' 을 쓰지 못하게 막는다... 이런 답답한 노릇이 있을까.
그래서 종교가 현대 생활 에서 갖는 역할은 커다란 제약이 따른다.
작금의 종교...란 생활의 악세사리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다. 우리사회는 실정법으로 다스려 지는 세상이지... 종교로서 성립되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종교의 가르침을 애써 실천하지 아니한다. 종교란 그냥 형식일 뿐이다.
교회, 사찰 주변에는 신도들이 들락날락 하건만 지저분한 쓰레기는 누구하나 집으려 하지 않는다. 인접도로는 예배차량들의 불법주차(위법행위)로 주민들의 통행마저 어렵게 한다. 자기한테 해롭게 한 사람, 사기친 사람, 못된 사람은 '용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응징, 처벌해야 한다...고 이를 간다.
유명인사...헌금...을 각별히 신경쓰고 받들어 모시는(?) 세속화된 사교장으로 타락해 버렸다. 따라서, 교회, 사찰의 순수성, 권위...는 땅에 떨어져 버렸다. 작금의 종교인들이란 자신 필요에 따라 종교를 이용할 뿐이다. 종교가 원하는 것은 일체 하지 않는다... 종교 입장에서 본다면 '교활한 인간의 모습' 이다.
임진왜란이 없었던들 '성웅 이순신' 이 어떻게 역사의 인물이 될 수 있었으랴...
만고의 명장이요 군신 이순신... 그 까마득히 높은 명성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 없었더라면 어찌 있을 수 있었으랴... 도요토미는 이순신을 무지하게 유명하게 만들어준 은인이요 장본인이다. 아이러니...다.
고금의 칭송받는 효자...열녀...의 명성이란 것도 못난 제 애비... 제 어미...제 남편...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니... 그 대상이 누추하고 못났을 수록 본인의 이름이 드높아 지게 되거늘... 어찌 부,모,지아비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역사를 거듭하며 본인의 이름을 추겨세워짐이 온당하다 할 것인가. 참된 충...효...열... 이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도록 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요, 아무도 모르게 끝내야 옳을 것이다.
악을 증오하니 악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인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보인다. 바로 그 '악' 때문에 존재하게 된 것인데... 종교의 '탄생배경' 이 되는 악을 부정하는 격이니 말이다. 종교인들이 악을 증오하고 없어야 한다...함은 마치 전쟁터 에서 '적군을 죽여 없애야 한다...'고 부르짖는 아군의 입장 과도 같다. 적군을 죽여 없애 버리면 그 때 부터는 아군 역시 있을 필요가 없게 된다. 해체...다. 따라서 아군이 존재하고자 한다면 적군은 반드시 살아 있어야만 한다... 내가 죽지 않을 만큼 강한 모습으로... 전쟁터에서 겪는 장군의 딜렘마...가 아닐까.
사회에서 악이 들끓을수록 종교의 필요성은 커질 것이다.
악이 모조리 없어져 버리는 순간이 있다면 이는 종교 에게는 최악의 순간일 것이다. 악을 증오하고 씨를 말려 없애야 한다... 고 말하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종교는 결코 악을 없앨 수 없다. 종교자체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교는 영원히, 절대로... 악을 없앨 수 없다고 하는 자기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내가 죽는다... 수 백, 수 천만명의 성직자, 목회자들은 이 사회의 악이 없어지는 순간, 할 일이 없어지니 실업자로 전락한다. 그러니 '악이여, 계속 있어 달라...' 이것이 바로 겉으론 악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속으론 악을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종교의 이율배반적인 입장이다. 영원히 '악' 과 동침해야 하는 종교의 태생적 한계이다.
(p.s. 한 쪽이 없어지면 다른 한 쪽도 소멸되는 것이 어디 선 과 악 뿐이랴...
음, 양으로 표방되는 우주의 모든 현상과 언어들이 다 마찬가지다. 그래서 상대적 이라 말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고 절대적인 것... 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 양극단을 다 포함하는 것... 그래서 온전한 것... 이것을 바로 '眞理' 라 하는 것이다.
'선善' ... 한 쪽만 붙들고는 그것이 선인지 악인지 구분 할 길이 없고,
'참眞' ... 한 쪽만 갖고는 참 인지 거짓 인지 분간 할 수 없으며,
'미美' ... 한 쪽만 갖고는 그것이 아름다운지 추한지 알 길이 없으니,
그 반대의 것을 함께 챙겨서 비추어 보지 않고서는 온전한 가치를 말할 수 없다.
반 쪽만 있는 것이 어찌 진리일 수 있으랴... 나머지 반 쪽을 챙겨야 온전한 하나가 되는 것을...그렇게 '하나 되는 이치' 를 일컬어 '하나님' 이라 불러 마땅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