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말 할때 영혼은 운다
부부간에 "사랑한다..." 고 말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확인을 뜻하는 것이다. 거기 사랑이 있음이 확실하다면 구태어 사랑한다고 확인 할 필요가 없으리라.
서양사람들 처럼 하루에 세번씩 필수적으로 "사랑한다..." 고 상대방에게 얘기해 주는 것은 '들으면 기분이 좋다...' 고도 하겠지만, 실은 사랑에 대한 확인이 그만큼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이며, 심리적 블안감을 해소시켜 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남자들은 전통적으로 "사랑한다..." 는 말을 아꼈던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을 '무뚝뚝하고 인색하다...' 고 좋지 않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당신들의 삶에선 사랑이 도망가고 어쩌고 할 의심스런 구석이 도통 없었다... 는 사랑에 대한 확신일 수도 있다.
부부사이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자체는 벌써 둘 사이 서로간의 사랑에 대한 의심이 끼어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때, 이를 불식시킬 필요에서 사랑한다는 말로 덧칠을 하고 확인을 해 주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의심이 없다면 그래서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면, 굳이 그것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가 있는데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여기 숨쉬는 공기가 있다...' 고 말할 필요가 없듯이... '사랑한다...' 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는 것은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확인받고 싶다... 는 불안한 현실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방송대담' 에서 나이든 출연자한테 무조건 '사랑한다...' 는 말을 하라고 떼 쓰듯 주문 하는 것을 보는데 이는 따로 물을 필요도 없이 우리네 사랑이 그렇듯 의심스러워 졌음을 뜻한다 하겠다. "여보 사랑해..." 그 말을 내 뱉는 순간, 그것도 자주 지껄이면 그럴 수록 거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그런 사랑은 말끔히 사라져 버리고 그 대신 확인해 줘야만 알 수 있는 그런 사랑이 존재함을... 그 씁쓸함을... 두 사람의 영혼은 알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