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 환자들의 치료 및 관리는 크게 간경변증을 유발한 기저 간질환에 대한 것과 간경변증에 의해 발생한 합병증에 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간경변증이 있더라도 바이러스 간염 등에 의해 간질환이 계속 진행 중인 경우에는 기저 간질환을 치료해 주는 것이 간경변증의 악화를 방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미 간경변증이 비대상성으로 진행하여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 혼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들 합병증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대한간학회에서는 간경변증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정, 발표한 바 있으며 본 강좌에서는 간경변증 치료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개원의들이 간경변증 환자를 외래에서 진료할 때 유용한 간경변증 관리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 백용한 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문맥압 10~12mmHg 넘으면 합병증 야기
문맥내 혈관저항 - 혈류량 증가로 상승
활동성 간질환, 항바이러스치료 바람직
■ 문맥압 항진증
문맥압 항진증(portal hypertension)은 병적으로 문맥압이 증가한 상태를 일컬으며 간문맥과 하대정맥 간의 압력차(문맥압차 : portal pressure gradient, PPG)가 정상 상한선인 5mmHg 이상으로 증가된 상태로 정의된다. 문맥압차가 10∼12mmHg 이상으로 증가되면 문맥압 항진증의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맥압 항진증의 임상적 증요성은 위식도 정맥류로부터 대량 출혈, 복수, 신기능 이상, 간성 혼수 등 심각한 합병증이 자주 발생하는데 있으며, 이들 합병증은 간경변 환자들의 주된 사망원인이자 간이식 적응증이 되고 있다. 문맥압 항진증의 병태생리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증진은 간경변증 환자의 여러가지 합병증 치료법의 근거가 되고 있으며, 또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 문맥압 항진증 병태생리기전
문맥압차(PPG)는 문맥내 혈류와 혈관내 저항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결과이다. 즉, Ohm의 법칙에 의하여 <문맥압차(PPG) = 문맥내 혈류량(Q)×문맥내 혈관저항(R)>의 등식이 성립한다. 따라서 문맥압은 문맥내 혈류량이 증가하거나 저항이 커질 때 또는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있을 때 증가하게 된다. 간경변에서 문맥압 항진을 일으키는 첫번째 인자는 문맥내 혈관저항의 증가이며, 그 다음으로는 문맥내 혈류량의 증가가 문맥압 항진증을 유지하고 더 심화시켜 진행된 간경변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간문맥내 혈관저항의 증가: 간경변에서 문맥압 상승의 초기원인은 문맥내 혈관저항의 증가 때문이다. 이러한 문맥내 혈관저항의 증가는 간 내 섬유조직의 축적과 재생 결절 등 고정적이고 기계적인 간의 구조적 변화가 일차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또한 간경변 환자에서 중간 또는 큰 간문맥, 간정맥내에 혈전이 잘 생기며 이러한 간 내 혈관의 혈전증이 간 내 저항을 더욱 증가시켜 문맥압 항진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간 내 혈관의 수축에 의한 혈관저항의 증가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는 역동적이며 가역적이므로 문맥압 항진증의 약물치료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데 그 중요성이 있다.
간 내 혈관의 수축은 간 동양혈관 내·외에서 각각 간성상세포와 평활근세포의 수축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이들 세포들의 수축은 간경변에서 간 내에 혈관 수축인자와 혈관 이완인자의 균형이 깨져 혈관 수축인자의 작용이 더 우세해진 결과로 나타난다. 문맥내 저항을 증가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혈관수축인자는 endothelin-1(ET-1)로서 간경변 환자의 간에서 ET-1과 그 수용체의 농도가 증가한다.
Endothelin 수용체에는 ETA, ETB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양자 모두 GTP 결합 단백질을 통해 신호 전달된다.
ETA는 주로 혈관 평활 근세포에 발현하며 혈관수축작용을 일으킨다. ETB는 발현하는 세포의 종류에 따라 다른 작용을 나타내어 혈관 내피세포에서는 NO를 분비시켜 혈관이완작용을 하지만 평활근세포에서는 정반대로 혈관수축을 일으킨다. 간 내에서 Endothelin 수용체가 가장 많이 존재하는 것은 간성상세포로서 간성상세포는 ETA, ETB 두 가지 수용체를 모두 발현한다. 간성상세포에서 ET-1은 ETA, ETB 수용체를 모두 통하여 세포의 수축을 일으킨다. 간경변 동물모델에서 Endothelin 길항제가 문맥압을 낮추는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으며 간경변 환자에서 Endothelin 길항제 투여 후 간 내 혈역동학 변화를 조사한 연구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
Endothelin-1 이외에 norephinephrine, angiotensin II, vasopressin, cysteinyl leukotrienes 등 혈관수축인자들이 간경변 환자에서 증가되어 있으며, 간 내 혈관저항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내에서 혈관 저항을 낮추는 물질에는 Nitric oxide(NO)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carbon monoxide, glucagon, prostaglandin 등이 있다
<표 1>.
<표 1> 문맥압 항진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
혈관수축인자 |
혈관확장인자 |
대사 산물 |
혈관내피세포 유래 물질 |
Norepinephrine Angiotensin II Vasopressin(ADH) Endothelin.1 |
Glucagon Prostaglandins VIP Substance P |
Hypoxia Adenosine Acidosis Cystenyl leukotrienes Throboxane A2 |
Endothelin.1 Nitric oxide |
NO는 강력한 내인성 혈관 확장물질로서 NO synthase에 의해 L-arginine 으로부터 합성된다. NO는 guanylate cyclase에 작용하여 GTP를 cGMP로 변환시키고 세포질내 Ca2+ 이온 방출에 이어 혈관확장을 일으킨다. 간경변이 있는 간에서는 endothelial NO synthase(eNOS)의 활성도가 저하되어 NO의 합성이 감소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증가된 혈관수축인자들의 작용을 상쇄하지 못하여 문맥 혈관 저항이 증가되고 문맥압 항진증이 발생한다.
△ 내장 혈관 확장: 문맥압 항진증이 진행된 시기에는 문맥 내 혈류의 증가가 관찰되며 이는 간문맥으로 유입되는 내장 기관들의 소동맥들의 현저한 확장에 따른 결과이다. 말초 특히 내장혈관 확장과 이에 따른 문맥내로의 증가된 혈류는 과역동적인 순환상태(hyperdynamic circulatory state, HCS)를 야기하여 문맥압 항진증을 심화시키고 합병증을 유발한다. 과역동적인 순환상태의 발생기전은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나 신경, 호르몬, 국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우선적으로 내장기관에서 유래한 혈관확장인자가 감소된 간 내 제거와 문맥. 전신 단락으로 인해 전신순환계에서 축적되는 것이 원인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으며 glucagon이 대표적인 물질이다.
그 외에 prostacyclin, adrenomedullin, calcitoningene-related peptide, substance P, NO 등이 관여하며 그 중에서 NO가 핵심적인 혈관확장 역할을 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내장 혈관에서 증가된 NO의 원인은 shear stress, endothelin 또는 angiotensin-II 같은 혈관수축인자 등의 자극이 혈관 내피세포에서 constitutive NO synthase (eNOS)를 과도하게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며 최근에는 간경변에서 증가된 장내 세균전위가 eNOS 매개 NO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해되고 있다. 즉, 장내세균전위 → 내독소(endotoxin) → 사이토카인분비 → NO 과다 생성 → 과역동적인 순환상태의 가정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NO의 과다생성은 말초 및 내장혈관에서 일어나며, 간 내에서는 섬유화 진행으로 eNOS에서의 NO 생성은 반대로 부족한 상태가 심화되면서 문맥압 항진증이 악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