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회에 켜진 '경고등'
우리는 지금 행복하지 않으며, 오늘도 허우적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저 '성장과 발전'의 땅은 지금보다 더 불행한 모습이다! 지금 우리의 삶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게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을 낳을 수 없는 세상' 이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미국의 저명햑자, Arthur Brooks)에 의하면, 개인의 행복(=행복방정식)은 50%의 선천적 요인, 10~15%는 사회.경제적 욕구충족요소, 35~50%는 인간관계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돈/물질이 삶의 행복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15%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진실로 '행복'을 원한다면, 기껏 15%에 구성요소를 차지하는 '돈/물질' 에 목을 매지는 않겠지요? 다 들 행복을 잘못 알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한겨레 신문,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칼럼에선, 우리나라의 '저출산' 은 '성장지상주의의 저주' 라 했습니다. "선진각국이 공통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지만 그 속도에서 우리만큼 빠른 나라가 없다...우리나라 역대 정권은 복지,분배를 무시하고 성장지상주의에 매진해 왔다...그러나 복지,분배를 무시하고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성장과 복지.분배는 같이 가는 것이다...저출산은 우리가 40년간 매달려온 성장지상주의의 저주다. 세계 최저 출산율이라는 시한폭탄이 돌아가고 있다.
복지,분배에 눈을 돌리자! 너무 늦어 후회하기 전에..."
다 들 하는 얘기가, '애를 낳아 잘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하나만 낳고 더) 못낳는다!' 그럽니다.
잘 키운다는 것은 '경쟁력' 있게 키운다...는 뜻이겠지요. 이풍진(?) 세상에 기껏 만들어놨더니, '왜 날 낳아 이 고생을 시키나요?' 라며 부모를 원망한다치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낳으리오? 이 사회에 불어닥친 무한경쟁의 피바람 때문에, 너도 나도 애를 안 낳으려고 합니다.
어제 밤 KBS TV프로 72시간...에선, 노량진 고시촌 동네의 창살없는 감옥(?)에서 벌어지고 있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 사회 젊은 남,녀들의 신음소리, 자장면을 사 먹을 돈 조차 없다...며 우는 청년, 언덕 위에서 '네잎클로바를 찾다 못찾으면 잎사귀를 오려 붙여서라도 기어코 만들겠다' 는 처녀, 축 늘어진 어깨로 걸어오는 애들을 보면 불쌍해서 못견디겠다...며 가슴을 울리는 식당 아주머니... 이미 몇 백 대 일의 경쟁율이 기본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비참한 취업난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착해서들 그렇지...뭔 이런 개같은 사회가 있을까?)
인생에서 양보가 없는 궁극의 것, '왜 사느냐? 물을 때 당연히 내 놓는 것, 내가 목숨을 내고라도 지켜야 할 것...다름아닌 '내 씨, 그것을 낳아 키우는 일' 입니다. 여기에 '빨간 경고등' 이 들어 온 것입니다. 통계 예측상으론 지금부터 40년 후에 전인구에서 4백만 명이 줄어들고, 3백년 후 이 땅에서 한민족은 멸종이 된다! 이 얘기는, 우리나라 국가와 민족에 망조가 들었단 얘기겠지요?
오늘 한겨레신문 '여론'면에서 '손YJ' 씨는,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사건은 '경제와 성과' 를 최우선가치에, 안전을 위한 장치는 '비용과 규제' 로 인식하는 우리 사회의 '경제중심 가치관' 에 비롯한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껏 '그런 식'으로 성장해왔고, 지금 이 정부가 추구하는 선진화도 '그런 식'이다...안전을 '비용' 이라고 아까워하다가, 여러 목숨을 잃게 만든 천박한, 우리사회의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인재'다!
사람들 생각하는 수준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가를 보여주는 예로서, 한 켠에선, 21살 여대생이 '남자 키가 180Cm가 안되면 루저(loser, 패배자)' 란 말을 했다고 해서 이 땅의 키 작은 남자들이 그만 시끌시끌 아우성인가 봅니다. 주고받는 말은 많지만, 모두가 헛헛하기 짝이 없는 수다요, 지금 우리는 핏기없는 말들의 교차사격 아래에서 참으로 거지같은 수다*를 주고받으며 기운없이들 살아가고 있다... (*원문: '헛헛한'...임. 문화평론가, 정윤수의 '문화가로지르기')
또 한 컨에선, 2년전 국세청의 한아무개 청장이 당시 정권실세한테 갖다 줘야 한다면서 3억원을 내면 승진을 시켜준다며 협박했다는 신문기사가 보입니다. 국사 책에서나 보았던, 나라가 망할 조짐으로 보았던, 병신 머저리같은 놈들이 저지르는 매관매직...이 다시금 횡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썩은 고위공직자 놈들을 뽄데있게 척결해 내지 못하면 국민들이 혁명을 일으킬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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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람끼린 경쟁하면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한 두번은 이길지라도 계속 이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긴 놈도 편안하진 못합니다. 우리가 경쟁사회를 얼핏 그럴듯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잘 하면 자기한테도 챤스가 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챤스는 옵니다. 단, 오래가진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저 잠깐, 교도소 담장 위에서 진수성찬을 즐긴다고나 할까...
사람들끼리 먹이를 놓고 서로 으르렁대는 사회 따윈 존속할 수 없으며, 존속할 가치도 없다고 봅니다. 이런 체제는 곧 붕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