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녘...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고 온 자전거를 막 올려 놓으려는 참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선 세 명이 내렸는데, 그 중 40대 후반의 아줌마가 가지 않고 '열림버튼'을 눌러 주겠다며 '버튼' 을 누르고 있습니다. 나는 자전거를 끌어 얹는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그 아줌마 일행이 기다릴 수도 있다는 생각, 그리고 평상시에도 늘 혼자 하던 일인데...하는 생각에 두 차례나 '"괜찮다, 됐다" 사양을 했건만, 일견 히죽이며 한사코 그 버튼을 누르고 있는 모습이 당황스럽고 불쾌했습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하여, 아줌마의 손을 잡아서 버튼에서 떼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그 버튼 주위에 날카로운 물체라도 있었다면 손에 상처가 났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요. 한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그 아줌마로구나...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좀 오래 된 얘기지만, 어느 대중음식점에서 혼자서 비빔밥을 시켜먹던 중년의 남자와 식당 여종업원이 대판 싸움을 벌인 사건이 또 생각납니다. 밥과 재료를 따로 먹고 있었나 봅니다. 이 모습을 지켜 보던 종업원이 "비빔밥은 그렇게 먹는 것이 아니에요" 하며 뭐 이리저리 귀찮게 코치를 했나 봅니다. 하여 그 손님이 화를 내면서 이윽고 막말이 오가면서 제법 큰 싸움판이 벌어졌다는 얘기... 에궁
싸움이 되지도 않을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게도) 싸움이 됩니다.
이 둘은 피차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없이 좋을 사람들이지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내 눈에 보이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
빌미를 제공한 측과 그것을 보면 대응을 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측...
남의 도움을 부담스러워 하는 측과 봤다하면 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측...
인간적 약점, '집착' 이 빚어내는 이 촌극들...
언필칭 인류의 성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남을 돕는 행동(이타행) 또한 '집착' 의 모습은 없을까...
중용.
끝장을 보려 하지 않음.
한 번 (...해 드릴까요?) 제안을 하고 상대방이 사양했다면, 상황은 대충 그 쯤에서 물러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의 인품이 다 사는 것' 입니다. 그것을 한사코 관철하겠다는 '치기' 를 부린다면 그야말로 '과공비례'지요. '지나친 친절/예의' 가 되어 상대방이 짜증나게 만드는 '무례한 행동' 이 되는 것입니다.